[헬리오아트 Report no.167] November Week 4

Date
2023-04-12 10:17

 

 

 


 


 

no.167

반 고흐와 폴 고갱 : 반 고흐의 "의자"에 숨겨진 이야기

 

1888년 11월 어느날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그의 동생인 테오 고흐(Theo Gogh)에게 편지 한장과 사진 두장을 보냈다. 편지 속 내용은 그의 옛 친구였던 '폴 고갱'의 (Paul Gaugin)에 관한 이야기와 그 외 최근 작품과 사진에 대해 이야기다.

 

                                  Vincent van Gogh, Van Gogh's Chair (1888-1889)          Vincent van Gogh, Paul Gauguin's Chair (1888)


자신이 머물던 프랑스 아를의 '옐로우 하우스(Yellow House)'에 폴 고갱이 합류한 후 반 고흐는 위 두 점의 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두 작품 속에 두 작가가 한 집에서 함께 머물던 추억이 담겨있는 것이다. 편지에서 반 고흐는 자신의 청록색 벽과 노란색의 의자가 낮을 의미하고 폴 고갱의 초록색 벽과 붉은색 타일의 의자는 밤을 의미하며, 이 두 점의 회화는 나란히 전시되어야 한다고 테오에게 설명한다. 두 의자가 아를의 옐로우 하우스에서 함께 지냈던 두 예술가의 자회상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반 고흐의 이 회화는 해바라기 시리즈 다음으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혁신적인 걸작품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Samuel Luke Fildes, The Empty Chair, 1870

 

반 고흐는 영국의 작가인 루크 필데스(Luke Fildes)의 판화 작품인 '빈 의자' 를 소유를 하고 있었기에, 어떤 이들은 반 고흐가 이것에 영향을 받아 의자를 그렸을 것이라고 추측을 하기도 한다. 루크 필데스의 판화는 소설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죽음을 기념하여 그가 죽은 날에 그의 연구실에 놓여져있던 의자를 담아낸다. 필데스가 그린 디킨스의 의자와 반 고흐가 그린 폴 고갱의 의자가 모두 왼쪽을 향해 있으며 같은 높이와 동일한 각도와 구조로 설치되어 있고 팔걸이마저 매우 흡사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단순하고 소박하게 보이는 반 고흐의 의자는 작가가 생각하는 자신을 나타내고자 한 자화상처럼 보인다. 팔걸이는 없지만 단단한 목재와 반듯한 등받이는 타일 위에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실용적으로 보인다. 의자 위의 파이프와 담배 주머니는 그가 긴장을 풀기 위해 자주 사용하던 애장품으로 작가의 특성을 드러낸다.

 


독창적인 구도와 공간이 드러나는 이 작품은 관람자로 하여금 마치 실제 장소를 보고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옐로우하우스 내벽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지만 작가는 노란색 의자와 대조되는 밝은 청록색으로 벽을 표현했다. 또한 의자 뒤 오른쪽 문은 외부 거리나 작은 정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의자 뒤에 놓여진 양파 상자의 의미는 아직도 미술 평론가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출처] artnewspaper.com